"마라톤 완주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처음 42.195km에 도전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입니다. 매년 전 세계 인구의 0.01% 정도만 마라톤을 완주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도전하는 사람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러너의 증가가 두드러집니다. 영국 가디언 보도를 보면 런던 마라톤을 완주한 50세 이상 여성은 2018년 대비 65% 늘었고, 60~69세 여성 완주자는 무려 91%나 증가했습니다.
국내도 비슷합니다. 내년 2월 대구마라톤을 목표로 잡으면 약 6개월, 3~4월 대회를 노리면 6개월 이상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간은 충분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기간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훈련을 망치는 흔한 실수를 피하는 일이에요.
기간은 체력에 따라 16~24주
처음 도전하는 분이라면 모든 훈련을 마치는 데 최대 24주(약 6개월)가 걸릴 수 있습니다. 이미 달리고 있고 매일 또는 격일로 뛰는 분이라면 16~20주면 충분합니다. 체력 수준, 부상 이력, 생활 습관, 무엇보다 훈련에 쓸 수 있는 시간에 따라 달라져요.
영국육상(England Athletics) 공인 러닝·피트니스 코치 웬디 럼블은 "몸은 일관성을 좋아하므로, 일주일 내내 고르게 분배된 체계적인 훈련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합니다. 계획 없이 되는대로 뛰는 것이 첫 번째 함정입니다.
실수 1 — 근력 운동을 빼먹는 것
마라톤은 지구력 운동이라 근력을 잊기 쉽습니다. 하지만 근력은 부상 예방의 기초입니다. 보행 분석가이자 러닝화 전문가인 엠마 커크-오두누비는 "매주 수십 km를 달리기 위해서,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 4~8주 동안 주 2~3회 꾸준히 근력 훈련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합니다.
중점 부위는 종아리, 둔근, 코어, 발목, 무릎, 고관절입니다. 스쿼트, 런지, 종아리 들기, 한쪽 다리 뛰기, 둔근 브리지가 대표적이에요. 자체 체중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저항을 주는 운동이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실수 2 — 달리면서 아무것도 안 먹는 것
마라톤 훈련은 근육을 단련하는 만큼 소화 기관을 훈련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90분 이상 달릴 때는 탄수화물 저장량을 보충해야 합니다. 커크-오두누비는 3~4시간 이상 달릴 예정이라면 시간당 60~90g의 탄수화물 섭취를 권합니다.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몸을 자동차에 비유하면, 처음엔 연료가 가득 차 있지만 달리면서 소모됩니다. 30분이 지나면 연료가 줄어들기 시작하므로 그때부터 조금씩 보충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보통 10~15km 지점을 넘으면 90분 이상 달릴 가능성이 크니, 그 전에 젤이나 간식을 챙겨 두세요.
실수 3 — 경기 당일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대회 당일이나 그 직전 장거리 훈련에서 처음 먹어 보는 음식을 가져가면 큰일 납니다. 위장은 근육처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훈련 기간 동안 전날 저녁, 당일 아침, 주행 중 먹을 음식을 미리 시험해 두어야 해요.
대회 1~2일 전에는 체중 1kg당 하루 10~12g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카보 로딩'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이때도 몸에 익숙한 음식 위주로, 지방과 섬유질은 줄여 소화 부담을 덜어 주세요.
실수 4 — 신발을 대충 고르는 것
달리기는 장비가 거의 필요 없는 스포츠지만, 마라톤 준비에는 최고의 러닝화 한 켤레가 필수입니다. 커크-오두누비는 "보행 분석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이 신발이 여러분을 수백 km 실어 나르기 때문입니다.
평균 신발 수명은 640~800km 정도입니다. 밑창이 멀쩡해 보여도 미드솔 쿠션이 먼저 무너지므로, 누적 거리와 함께 밑창 마모와 쿠션 변화를 같이 보셔야 합니다. 사이즈는 발끝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여유를 두면 발톱을 보호하고 발이 자연스럽게 펴집니다.
실수 5 — 하루도 쉬지 않고 달리는 것
많은 분이 하루 20~30분씩 매일 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체력이 늘지만, 장거리로 넘어가면 부상 위험이 커집니다. 커크-오두누비는 이것이 마라톤 훈련에서 저지르기 쉬운 큰 실수 중 하나라고 경고합니다.
페이스에 변화를 주고,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쉬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쉬는 날은 게으른 날이 아니라 적응하는 날입니다.
실전 적용
대구마라톤처럼 2월에 열리는 대회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부터 이렇게 준비해 보세요.
- 월~일 훈련을 고르게 분배하고, 주 2일은 완전 휴식
- 주 2~3회 근력 운동을 루틴에 고정
- 90분 이상 달리는 날엔 시간당 60~90g 탄수화물 연습
- 장거리 훈련에서 대회 당일 먹을 음식과 신발을 미리 검증
완주는 기간을 채우면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 동안 실수를 하나씩 줄여 나가면, 결승선은 생각보다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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