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은 1등만 기억되는 종목 같아요. 하지만 대회장의 마지막 순간은 오히려 정반대예요. 수만 명이 지나간 뒤, 해가 진 트랙 위를 홀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다시 모여 박수를 보내거든요. 그 장면이 왜 이렇게 뭉클한지, 오늘은 완주가 가진 의미로 이야기해 볼게요.

마지막 완주자, 그 장면

2025년 뉴욕시티마라톤에는 역대 최다인 5만 9,226명이 공식 기록을 남겼어요. 공식 결승선은 밤 10시에 닫히지만, 대회의 축제는 마지막 한 명이 다섯 개 자치구를 모두 지날 때까지 끝나지 않아요.

그해 마지막 비공식 완주자는 베네수엘라 출신의 양쪽 다리 절단 선수, 후안 파블로 도스 산토스였어요. 그는 15시간 21분 만에 센트럴파크 결승선을 통과했고, 시각은 새벽 0시 34분이었어요. 대회 디렉터 테드 메텔러스가 직접 나와 완주 메달을 걸어 주었고, 그는 베네수엘라 국기를 높이 들었어요. 주변 사람들이 국가를 함께 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빠르게 퍼졌어요.

주최 측은 이 순간을 담은 다큐멘터리 '파이널 피니셔스(Final Finishers)'를 처음으로 제작해 대회 주간에 공개하기도 했어요. 뒤쪽 주자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룬 콘텐츠였어요.

완주는 '기록'이 아니라 '경험'이에요

이 장면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요. 1등이 아니어도, 서브4가 아니어도, 첫 번째 그룹이 아니어도 마라톤의 성취는 온전히 내 것이에요.

  • 비교를 버리기: 옆 사람 기록은 내 기록이 아니에요. 같은 코스, 같은 날이어도 출발점이 다르잖아요.
  • 완주 자체가 목표: 처음이라면 '서브4'보다 '완주'를 목표로 잡는 편이 훨씬 건강해요.
  • 런/워크 전략: 전 구간을 달릴 필요는 없어요. 달리고 걷기를 섞으면 컷오프 안에 충분히 들어올 수 있어요.
  • 마음 훈련: 후반의 힘든 순간을 어떻게 견딜지 미리 시뮬레이션해 두면 실제로 덜 흔들려요.

국내에서도 반복되는 장면

완주의 힘은 국내에서도 똑같아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는 병마를 이겨내고 골드코스트 마라톤 하프 코스를 1시간 39분 55초에 완주했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이긴다"는 그의 말은 순위와 무관하게 완주가 가진 힘을 보여줘요.

최근 국내 대회에서도 레이스 도중 복통을 견디고 완주한 선수, 결승선 앞에서 지친 러너를 부축해 함께 들어온 주자들의 이야기가 화제가 됐어요. 42.195km는 빠른 사람의 무대가 아니라, 끝까지 가 보려는 사람 모두의 무대예요.

국내 마라톤은 대회마다 컷오프 시간과 중간 지점 통과 기준이 있어요. 뒤쪽 주자라면 시작 블록을 확인하고, 보급 지점 위치를 미리 익혀 두는 게 특히 중요해요.

뒷주자를 위한 실전 팁

  • 출발 그룹 선택: 기록이 목표가 아니라면 너무 앞 그룹에서 무리하게 출발하지 마세요. 초반 오버페이스가 후반을 무너뜨려요.
  • 컷오프 관리: 중간 통과 시간과 보급 지점을 미리 확인하세요. 필요하면 앞에서 여유를 만들어 두는 편이 안전해요.
  • 보급 활용: 물과 전해질을 정해진 지점에서 꾸준히 챙기세요. 후반 탈수는 걷기보다 더 큰 적이에요.
  • 응원 활용: 관중과 코스 주변 응원은 뒤쪽 주자에게 더 크게 작용해요. 손을 흔들고 시선을 마주치는 것만으로 힘이 납니다.
  • 마지막 1km: 여기서는 기록을 잊고 결승선을 온몸으로 느껴 보세요.

늦게 들어와도 괜찮은 이유

대회 운영은 뒤쪽 주자를 위해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결승선 운영 시간을 늘리거나, 후미 전용 보급과 회수 차량을 배치하는 식이에요. 우리가 할 일은 그 안에서 무리하지 않는 거예요. 뒤쪽 완주는 '느린 기록'이 아니라 '끝까지 간 용기'로 남아요. 첫 대회라면 완주 시간대별 준비물과 복장을 미리 점검해 두면 훨씬 편안하게 뛸 수 있어요.

마무리

마라톤의 진짜 마지막 장면은 1등이 아니라, 가장 오래 걸린 사람이 만들어요. 순위표 위쪽이 아니라 결승선 위에서 완성되는 거예요. 첫 마라톤이나 첫 철인3종을 준비한다면, 기록보다 '끝까지 간다'는 목표를 먼저 세워 보세요. 느려도 괜찮아요. 결승선은 기다려 주니까요.